'링웜'이란 무엇인가?
링웜은 고양이 집사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곰팡이성 진균 질환으로 간지럽고 위 사진처럼 원형의 발진이 발현되는 게 특징이라 이름이 링웜인데, 고양이들에게 흔한 피부병이지만 사람도 옮을 수 있고 전염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다행히 우리 집에선 사람이 옮은 적은 없다.
우리 집은 둘째를 데려올 때 둘째가 링웜에 걸려오는 바람에 첫째한테까지 퍼진 경험이 있다.
다행히도 둘째 보로는 무려 한 달 반 만에 나았고, 둘째보다 훨씬 심한 증상이었던 첫째 몽구는 한 달 만에 나았다.
링웜에 걸리면 외동 고양이라 해도 완치까지 최소 4개월은 걸리는걸로 알려져 있고, 우리 집은 스트레스로 합사가 틀어질까 봐 격리도 따로 안 시켰음에도 어떻게 두 마리 고양이 각각 1개월 반, 1개월 안에 링웜을 퇴치할 수 있었는지 소개하려고 한다.
기본 루틴
가장 마지막 부스터 팁 소개 전, 이건 무조건 함께 병행되어야 하는 루틴이자 원칙이기에 꼭 지켜야 한다.
이 루틴을 소홀히 하면 아무리 마지막에 소개할 부스터 팁을 적용한다고 한다 한들 잘 낫지 않거나 다른 아이가 옮을 것이다.
일단 중요한건 ‘초장부터 잡는다.’인데, 링웜인지 긴가민가 할 때부터 소독을 철저히 해주는 게 중요하다.
둘째의 초기 증상은 링웜의 특징인 ‘링’ 형태가 전혀 보이지 않고 위 사진처럼 그냥 귀 테두리가 좀 빨갰을 뿐이었다.
입양처에서 데려간 병원에서도 림프검사를 했을때 딱히 곰팡이균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해서 링웜이 아닐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 시기부터 입양처에서 미리 받은 소독약과 연고를 매일 아침저녁으로 발라줬다.
몇일이 지나서야 애매한 형태의 딱지들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링웜검사는 딱히 안 해봤지만 이때부턴 링웜인 것 같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링웜은 곰팡이 포자균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딱지를 생성한다고 한다. 문제는 저런 딱지로 인해 전염이 될 수 있고, 포자균이 피부 겹겹이 생성될 수 있어 사람 피부의 각질처럼 몇 번은 생기고 제거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딱지는 소독해 줄 때마다 불려서 최대한 바로바로 떼주었다. ⭐️이 딱지 관리가 아주 중요하다.⭐️
그렇게 한 3주 정도 지나니 더 이상 퍼지는 것 없이 나아가던 보로.
그런데 소독하다가 우연히 괜찮았던 반대편 귀 안쪽을 보게 됐는데 검은 귀지들이 마구 생긴 것을 발견했다. 보통 검은 귀지는 귀진드기에 의한 건데, 입양 오기 전 애드보킷도 바르고 온 보로라 이건 뭐지 싶었다. 게다가 깨끗했던 이쪽 귀 피부마저 귀 끝쪽에 검은 부분이 생긴 걸 보니 아무래도 반대쪽 귀에서 링웜이 옮은 것 같았다.... ✔️혹시 한쪽귀에 증상이 보인다면 처음부터 반대편 귀도 같이 소독하자.
#미졸란귀연고 #프루너스아로마귀세정제 #터비덤큐어스프레이
내가 링웜퇴치에 사용한건 위 사진에 보이는 세 가지다.
이 정도면 링웜도 질려서 떨어져 나가겠다 싶도록 단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 전, 퇴근 후에 양쪽 귀의 바깥쪽과 안쪽 소독 및 귀지제거를 해줬다. 특히, 터비덤큐어 스프레이는 효과를 많이 봤는데, 이건 동물약품 취급하는 큰 약국에서도 파니 굳이 처방이 필요한 게 아니라면 약국을 가는 게 조금 더 저렴할 것이다.
(하단에 표시 안 한 고체형 연고의 경우 입양처에서 받아온 건데, 소독용 연고긴 하지만 곰팡이성 항진균 효과는 없어서 무시해도 된다. --> 아무래도 연고를 발라놓으면 건조할 때보다 딱지가 덜 날릴 것 같아 예방차원에서 마지막에 발라줬다.)
아침저녁의 소독 루틴 (증상에 따라 1, 3번은 생략 가능)
이 루틴을 꼼꼼히 하면 총 5분가량이 걸리는데 1, 3번을 생략한다면 1분이면 충분할 것이다.
1️⃣ 보로는 귀지도 심하게 생겨서 일단 귀세정제로 귀 안쪽에 귀지를 제거해 주었다. (✔️이 증상이 없다면 생략)
매일 닦아줘도 완전히 제거되는 데엔 일주일정도 걸린 것 같다.
참고로 면봉은 고양이가 다칠 수 있으니 세정제에 적신 솜을 귀에 넣어 귀를 잡고 문질 문질 해주는 방법을 추천한다.
2️⃣ 터비덤 큐어 스프레이로 링웜 부위 소독을 해준다.
환부에 바로 뿌려도 되긴 하지만 고양이들이 스프레이 소리를 하악질 소리처럼 인식해서 싫어한다고 한다. (양치용 스프레이도 싫어하는 이유가 이것!) 그래서 나는 화장솜에 충분히 적셔 아침, 저녁 하루 두 번씩 귀 앞, 뒷면 모두 꼼꼼히 소독해 주었다.
이때, 소독약으로 불리면서 딱지를 최대한 제거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3️⃣ 마지막으로 귀안 쪽에 넣을 수 있는 액체형 연고인 미졸란 귀연고를 솜에 적셔 귓속에 넣고 문질문질해서 발라주었다.
이렇게 매일 최소 2번씩 소독해 주니 보로는 완치됐고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추가 링웜 증상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완치 부스터 팁 (비오칸엠 백신)
다음은 첫째 몽구 케이스를 통해 소개할 완치 부스터 팁이다.
둘째가 완치되고 한 달가량 뒤에 첫째 귀에 링웜증상이 나타난 걸 발견했다.
내내 격리를 안 했음에도 용케 안 옮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잠복기였던 것이다. 이 시기 몽구가 내시경을 받으면서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었는데 그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증상이 발현된 듯했다.
그러니, 당장 다른 아이에게 증상이 안 보인다고 안심하지 말고 틈틈이 살펴보는 게 좋다.
몽구의 경우엔 이게 맞나 싶게 증상 속도가 빨랐다. 동그란 링웜 증상 하나 발견하고 바로 하루 뒤에 귀가 이렇게 변해버렸다.
그냥 봐도 아파 보일 만큼 증상이 심했고, 소독해 줄 때도 따가운지 엄청 도망 다녀서 애를 먹었다. 가려움증도 심한지 너무 긁길래 넥카라를 빨고 교체해 줄 때 빼곤 2주간 도저히 빼줄 수가 없었다.
몽구의 경우 증상도 너무 심하고, 이러다간 겨우 다 나은 보로까지 또 옮겠다 싶어 다른 방법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알게 된 비오칸 M 링웜 백신!
다른 백신 주사처럼 병원에서 맞힐 수도 있지만, 모든 병원이 약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병원이 1.5~2배 정도 비싸다.(5~7만 원대)
그래서 좀 무섭더라도 약국에서 약을 사서 셀프로 맞히기로 했다. 참고로 약국은 3만 1천 원 ~ 3만 5천대에 약을 살 수 있고, 약을 사면 주사기도 주시니 실패를 위해 한 개 정도 더 챙겨달라고 하는 게 좋다.
비오칸엠 주사 횟수
비오칸엠 주사 횟수는 목적에 따라 아래와 같이 다르다.
치료 목적인 몽구는 기침때문에 맞았던 항생제 주사 효과가 끝나는 시점에 1차로 맞힌 뒤, 3주 차 때 2차로 한번 더 놔주었고, 예방 목적인 보로는 한 번으로 끝냈다.
✅ 예방목적 : 1년에 1번
✅ 치료목적 : 3주 간격으로 2번 정도
✅ 항생제를 복용할 땐 맞으면 안 됨!!효과 끝나는 시점에 Start.
💉 고양이 링웜백신(비오칸 M) 셀프로 주사하는 법
무엇보다 청결이 중요하니 손을 깨끗이 닦고 약을 주사기에 주입한 뒤, 츄르를 접시에 짜서 준비한다.
이때 팁이 있다면, 약을 주입할 때 썼던 바늘은 빼서 버리고 새 바늘을 끼운 뒤 놔주면 좀 더 잘 들어간다.
이렇게 준비한 츄르접시를 앞에 놔주고 먹을 동안 후딱 놔주면 의외로 쉽다. (참고로 들어간 줄 모르면 잘 놓은 것이고, 불편한 듯 저항하면 뭔가 잘못 놓은 것인데 이땐 근육층을 찔렀을 확률이 높다.)
주사는 위 그림처럼 목 뒤의 피부를 최대한 잡아당겨 피부와 근육 사이에 공간을 만들고(텐트를 세우듯)
수직에 가까운 사선으로 주사기를 끝까지 찔러서 주입하면 된다. 겁먹지 말고 주사기 바늘이 끝까지 들어가도록 깊이 찔러 넣자.
링웜주사를 다니던 병원 원장선생님께 물어봤을 때 효과가 크진 않다고 하셨었는데 나와 주변 경험으론 정말 효과가 좋았다.
보로보다 몽구의 증상이 훨씬 심했음에도 이 링웜백신 맞히고 나니 눈에 띄게 호전되면서 보로보다 더 빠른 한 달 만에 다 나았었으니 말이다.
물론 예방차원에서 맞혔던 보로 역시 옮지 않았다.
+ Plus 기본 청결 관리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결이다.
곰팡이 포자균이 딱지를 매개로 퍼진다 한들 사람이 독수리 시력이 아닌 이상 관리가 불가능하다. 그냥 이 시기엔 내가 방역업체와 결벽증 환자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청소하고 소독에 힘써야 한다.
발매트와 카펫은 최대한 치우고, 이불도 자주 빨아주는 게 좋다. 무엇보다 고양이를 만지기 전후로 손세정은 필수!
수시로 청소기와 돌돌이로 청소 후 소독약을 뿌리는 루틴을 지켰는데, 내 경우 하루에 5번은 청소기를 돌렸던 것 같다.
소독약은 이미 2L 용량을 비우고, 추가로 1L를 더 쓸 정도로 뿌리고 다녔다.
이 당시 고양이들 환부 소독에만 250매짜리 솜을 반으로 잘라 썼는데도 다 쓸 정도로 소독에 진심이었다. 그런데 확실히 이 정도로 유난을 떠니 금방 낫긴 한다. 고양이도 보호자도 최대한 짧게 고통받는 게 좋으니 보호자가 부지런해질 수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링웜은 한번 걸리면 면역력이 떨어질 때 다시 올라올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앞으로도 1년에 한 번씩은 예방차원에서 백신주사를 놔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