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책을 읽다가 흥미로운 부분이 있어 나의 의견을 좀 더 첨부하여 요약, 정리해 보았다.
미국의 법률에서 다크패턴을 판단하는 기준
연방거래위원회(FTC) 법에는 기만적 패턴에 관한 언급이 없다고 한다. 100여 년 전에 제정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공정하거나 기만적인 상관행을 금지하는 5조에 따라 불공정을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
- 심각한 피해 유발 : 소비자에게 해를 가하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는 행위
- 합리적으로 피할 수 없는 경우 : 소비자가 피해를 합리적으로 피할 수 없는 경우
- 편익이 더 큰 경우 : 피해보다 소비자나 경쟁에 제공되는 상쇄 편익이 훨씬 큰 경우
- 소비자를 오도할 가능성이 있는 표현, 혹은 생략하는 행위
- 특정 조건에서 합리적인 소비자의 관점으로 판단할 수 없게 하는 경우
-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
- 소비자의 제품 또는 서비스에 관한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경우
다크패턴의 취약 집단
다크패턴은 대체로 인지 능력의 취약성을 이용하는데, 인지 능력이 취약할수록 속임수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가장 고통을 받는 사람들은 부당함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부당함을 인지하더라도 부당함에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처지라서 문제가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취약 집단이 이미 삶에서 겪고 있는 불평등의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1. 여유 시간이 없는 사람
극단적으로 적게 일하고 부양가족도 없는 부유한 개인과 주말 없이 다수의 일을 하면서 3명의 자녀와 병든 노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저소득 가정 부부의 차이를 생각해 보자. 다크패턴에 속아 넘어갔음을 깨달았을 때, 전자는 상황을 바로잡기 위한 시간을 훨씬 쉽게 내겠지만 후자는 그럴 시간과 정신이 없어 손해를 그저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
다크패턴은 우리의 인지, 이해, 의사 결정 능력을 겨냥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어떤 사람이 문해력이 부족하거나 숫자를 어려워한다거나 글을 잘 못 읽는 사람이라면 웹사이트나 앱을 단순하게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고, 결국 의도적인 유도방식과 속임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3. 소득이 낮은 사람
FTC는 22년 직원 보고서에서, 저소득층은 인터넷 접속을 위해 모바일 기기를 많이 사용한다고 분석했다. 아무래도 필수 유무를 따졌을 때 PC와 모바일 기기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모바일 기기가 우선되니 말이다. 그런데 모바일 기기의 화면은 크기가 작아 정보가 숨겨질 수 있고, 더 많은 스크롤이 발생되므로 사용자를 다크패턴에 취약하게 만들기 쉽다. 특히 글자를 크게 키워서 보는 노년층이라면 모바일에서 레이아웃이 틀어지면서 이러한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4. 제2 언어 학습자
다른 나라로 이주하거나 유학생일 경우 그곳의 언어를 유창하게 말하게 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어쩌면 끝까지 숙달된 상태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다. 물론 사용자의 모국어가 영어와 같이 널리 쓰이는 언어라면 지원되어 상관이 없겠지만 희귀한 언어를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고립될 수 있다.
5. 인지 장애가 있는 사람
말했다시피 다크패턴은 대체로 인지 능력의 취약성을 이용한다고 했다. 인지 장애가 있는 사람은 복잡한 추리와 의사 결정 활동을 스스로 할 수 없으므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최악은 이런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태에 놓인 사람이지만, 도움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해도 속을 수 있는 다크패턴이기에 대신 처리해 주는 과정에서조차 취약점이 클 수밖에 없다.
6. 노약자
어린이는 인지 성숙도가 낮고, 노인은 인지 능력의 저하를 겪는 경우가 많으므로 노약자는 쉽게 조종당하거나 속일 수 있는 대상이 되곤 한다. 더군다나 웹, 앱 사용에 능숙하지 않은 노인이라면 더더욱 취약하다. 앞서 3번 내용을 보면 모바일 기기에서는 작은 화면 크기로 인해 정보가 숨겨지거나 많은 스크롤 발생으로 다크패턴에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노안으로 인해 글자를 크게 키워서 보는 노년층이라면 모바일에서 레이아웃이 더 많이 틀어지면서 이러한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7. 맥락적 취약성
잠을 푹 자지 못하거나 복잡한 환경에 있는 경우 등 주의가 분산되고 피곤한 상태에 놓여 인지능력이 평소보다 떨어진 상태일 경우 다크패턴에 취약해질 수 있다.
글을 마무리하며
다크패턴의 수많은 예시를 들여다보며 '맞아! 나도 이거 겪어봤어!' 하는 것들도 있었고 진짜 사기꾼 같은 타크패턴을 적용한 사례들을 보며 화가 나기도 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버튼 UI나 강조표현 등 시각적 효과로 인해 다크패턴이 되는 사례들도 함께 보면서 '나도 디자인할 때 좀 더 신중하게 고려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들도 있었다.